원격수업 전면 전환에도 매일 등교하는 고3…안전 우려 고조

교육부, 수도권 학교 9월11일까지 '3주간 원격수업' 대입 일정 코앞 이유로 고3은 예외…

노익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8/25 [20:14]
교육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원격수업 전면 전환에도 매일 등교하는 고3…안전 우려 고조
교육부, 수도권 학교 9월11일까지 '3주간 원격수업' 대입 일정 코앞 이유로 고3은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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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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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과 함께 수도권 유초중고 원격수업 전환 등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력조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육100뉴스 노익희 기자]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수도권 유치원, 학교 전면 원격수업 실시를 결정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은 예외로 둔 데 대해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임박한 대입 일정이 있어 불가피하며 고3을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다수 수험생이 감염에 노출될 경우 시험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교육계 등에서는 교육부가 감염병 확산 위험을 저지하기 위해 수도권 학교의 원격수업을 결정한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3을 예외로 둔 데 대해서는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교육부는 수도권 교육감들과 교원단체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오는 26일부터 9월11일까지 약 3주간 서울·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학교의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대입을 앞둔 고3을 위한 조치라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오늘 2단계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그리고 신속한 조치의 하나로 수도권 지역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했다"며 "12월 3일 예정돼 있는 수능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 감염의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임에도 고3은 진로, 진학 준비를 위해 대면 등교수업을 유지했다. 교육부는 책상 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더라도 고3의 등교를 중단하는 데 유보적인 입장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가정을 전제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고3의 특수성을 감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확정된 올해 대입 일정에 따라 수능은 100일 뒤인 12월3일에 치러지며,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등에 활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마감일은 오는 9월16일이다. 9월23일부터 28일까지는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다. 고3을 등교시켜 교사들과 상담을 진행해야 하므로 등교가 불가피하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고3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다수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수시 논술전형 등 대학별고사와 300인 미만 중·소규모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서의 감염 가능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학교가 더 안전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한 교육계 관계자는 "고3이 여전히 등교하면 학교에서는 급식을 먹고 대면해서 수업을 듣게 되니 감염병 위험도가 낮아지지 않는다"며 "급식이 특히 감염 확산 위험이 가장 높은 환경"이라고 반박했다.

교육계에서도 이번 결정이 고3과 이들을 가르치는 교직원들의 실제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시를 기준으로 고3은 이미 지난 1학기를 끝으로 성적 산출이 거의 마무리됐으며, 상담 외에는 굳이 학교에 나올 이유가 없는 시기라는 것이다. 수능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정시 수험생들은 다수가 자율학습에 들어가 학교에 나올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고3만 제외한 것은 학교 현장과 괴리된 결정이다. 차라리 학생들 몇 명을 팀으로 정해 1대 1로 자기소개서 지도를 하는 형태를 고려했다면 어땠을까"라며 "고3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코로나19에 걸리느니 체험학습을 신청하거나 질병결석 등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수험생들을 안심시키겠다는 취지라면 감염병 상황이 악화됐을 때를 대비한 수능 관리계획 또는 대입 일정 변경 등 '플랜B'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정현진 대변인은 "고3 입장에서는 플랜B 없이 수능 100일을 맞은 상황"이라며 "수능을 못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만큼 교육부가 플랜B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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