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택 칼럼] '전교조는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노웅희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0/09/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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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택 칼럼] '전교조는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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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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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운동가 임우택(퇴직교사)     ©

 

 [ 전교조는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학교 현장으로 복귀했다. 법외노조 취소는 당연한 일이다. 그 동안 애쓰며 고생한 선생님들의 복직을 큰 박수로 환영한다. 그러나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 그만큼 우리나라  교육계는 개혁의 동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노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활동하다 해직이 된 노동자를 노조에서 내치라는 말이 온당한 처사인가. 이명박근혜 정권과 함께 농단에 참여한 행정부와 사법부의 저급한 수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를 향해 마녀사냥을 하던 두 명의 대통령이 감옥에 가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에서 3년 6개월이 지나도록 이를 방치했다는 것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참으로 아쉽게도 그것은 현 정부의 교육개혁실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교육계에 산적한 문제들을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아이들은 입시경쟁의 고통 속에서 삶이 안전하지 못하고 행복하지도 못하다. 교육을 통해 다수의 불행을 생산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물 겹다. 기성세대가 구축해놓은 불평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자녀들을 우리는 구해야 한다.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장시키는 교육을 이제는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교육부 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안일한 일상에서 벗어나 교육을 변화시키려는 개혁의 꿈과 의지를 품고 있는 교사들과 함께 가야 하는 일이다. 전교조는 민족, 민주, 인간화라는 우리시대의 소중한 꿈을 지닌 교원단체이다. 고난과 역경의 가시밭길 30년을 걸어오면서 꼭 붙들고 있는 세 가지 명제는 대한민국의 꿈과 다른 것이 아니다.

 

이제는 구시대의 반공주의 냉전적 관점에서 벗어나 교류와 협력의 문을 열어 남과 북이 함께 대륙과 해양으로 진출해야 한다. 국회와 사법권력, 경제와 교육, 언론과 군경 분야 기득권자들만의 자유가 아니라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국민 주권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교육과정에서 성장의 기쁨과 행복을 경험하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현 입시제도는 일대 수술이 필요하다.

 

 전교조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창립한지 30년이 넘었다. 그러나 야만적인 교육은 아직도 변함없고 아이들은 더욱 깊은 경쟁의 늪에서 허덕이며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30년을 투쟁하였으면서도 바뀌지 않은 현실은 모두 정권만의 탓이라 말할 수만은 없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투쟁해왔는가 뼈아프게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은 죄악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지나친 경쟁이 만들어놓은 구도 속에서 아이들은 손과 발이 묶이고 말할 자유조차 잃어버렸다. 전교조는 이 아이들을 위해 30년이란 긴 시간 무엇을 하였는가. 지금의 교육현실을 돌아보고 자문하면서  우리 스로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전교조 또한 책임 있는 교원단체라 말할 자격은 없다. 전교조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교찾사와 참실로 대변되던 전교조의 두 세력은 서로 협력하며 전교조를 건강하게 기둥 세우는 역할을 하였는가. 아니면 분열적이며 소모적 내부 투쟁으로 전교조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자중지란이 되고 말았는가. 교육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전교조의 이름값만을 유지하기 위해 긴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또한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소통과 협력이 없고 아집만 남아 서로를 적처럼 여기고 있다면 전교조는 노화된 것이다. [민족, 민주, 인간화]가 투쟁의 구호에 지나지 않고 아이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변화와 개혁도 회칠한 무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전교조는 너무나도 당연한, 작은 승리에 도취해 있을 겨를이 없다. 이제는 죽어가는 교육의 불씨를 되살리는데 온힘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제와 군사독재, 산업화 시대의 입시제도는 이제 용도 폐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대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교육위원회 등 집단지혜를 수렴하는 절차를 통해 교육의 전면적 전환을 이루는데 전교조는 현장교사들의 지혜를 모아 교육개혁의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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