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우리 학교가 우리 학원이랑 진도가 달라요. 학원샘이 이상하대요.” 은우는 학원문제지를 들고 펄럭거리며 웃는다. ‘그렇지, 우린 교육과정 재구성을 했으니까 교과서 진도 대로 꼭 안 나가니...’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을 통하여 도달해야 할 교육목표들의 체계와 배워야 할 교육내용들의 범위와 위계로 구성되며, 학생들이 이와 관련된 학습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방법, 교육평가, 기관운영의 일반적 지침들‘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의 국가수준 교육과정, 시도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침, 학교수준 교육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해왔던 일은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과 그에 따라 제작된 교과서를 교사가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교수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었다.
교육을 실시하는 모든 기관은 교육과정을 갖는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관이고, 교사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다. 혁신학교를 꿈꾸기 전에는 딱히 ’교육과정‘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지침이 내려지면 진도표대로 수업 하고, 다달이 시험보고, 평가해주었다.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아니 서로 배움이 일어나게 하느냐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저 잘 가르쳐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좋게 말해서 가치전달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한 셈인데, 흔히 지식은 학생들에게 판매되는 상품으로 여겨지며, 가르치는 일은 지식을 전달하는 단순 노동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는 제품 생산의 결과로 대치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보면 각 교과목별로 상당히 많은 양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 각 교과목들의 단원은 일정한 흐름이나 주제로 연결되지 못하고 분절되어있는 형태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런 전문적인, 분절적인 형태의 학습형태만으론 그것이 실제적 생활과 이어지지 못해 의미 없는 하나의 지식이 되어버리기 일쑤이다. 교과학습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생활학습이며, 생활교육일 순 없는 걸까?
우리를 연수해 준 이경원 교사는 “학년별 교과별 성취수준”, “학년별 주요행사”, “가르칠 시기” 이 세 가지를 고려해서 주제를 정하면 좋다고 했다.
우리는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보면서 학기 별로 지도해야 할 주제를 4~5 가지 추출했다. 그 다음 주제에 걸맞는 성취 수준과 교과별 활동 내용을 정리했다. 그리고 주제에 따른 시수를 계산하고 지도 시기를 결정해야 했다.
2011년 6학년1학기 주제중심 교육과정 재구성
예를 들어 1학기 1주제 2, 3주차의 주제중심 통합수업은 다음과 같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단원을 뒤섞어서 수업을 하고 있었으니 교과서 진도대로 가르치는 학원이랑 맞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은 매주 함께 모여서 다음 주에 가르쳐야 할 내용에 대해 투입할 자료와 지도 관점을 항시 상의하고 토론했다. 그리고 학습이 진행될 때마다 교사의 지도 내용과 학생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구분해가며 정리해보게 하며, 활동 중심, 학생 중심의 교육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의 공책도 프로젝트별로 되어 정말 근사한 개인 프로젝트 결과물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 학생중심, 활동중심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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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명선 기자는 38년간 초등교사로 재직하면서 혁신학교 운동에 동참했다. 세상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지금 해야 할 일들을 벗들과 함께 찾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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