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기자의 세상보기] ‘인문학이 어려운건가요?’

이처럼 기자 | 기사입력 2020/10/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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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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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육100뉴스 이처럼 기자

영화 알레고리 분석

 

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보다 내 사람을 깊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양적 인간관계보다 핀포인트 인관관계로 일컬어지는 깊은 질적 인간관계의 소통을 원해서가 아닐까? 기자는 새로운 영화를 많이 보는 것 보다 봤던 영화를 또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라는 예술을 처음볼때는 스토리와 인물이 보이고, 또 보면 장면이 보이고, 거듭 보다보면 그 의미가 보인다. 익숙한 장면은 새로운 장면과 전개를 따라가야하는 피로감도 덜하다.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보는 영화 장르는 추리, 역사, 애니매이션으로 주류인 상업영화는 아니지만 미장센, 메타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반복해서 봤던 영화들의 영화감독이 최동훈 감독이다. 최감독은 전우치, 암살, 도둑들, 범죄의재구성, 타짜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대중영화 감독. 최동훈 감독의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이자 내가 제일 사랑하는 부분은 바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결말이다. 열린 결말, 비애나 찜찜함이 한켠에 남는 결말이 아니라 항상 유쾌하고 끝맺음이 확실한 결말을 가진다. 이외에도 최동훈 감독영화의 공통점이 있다.

 

 1. 한국적 요소 : 타짜는 고스톱, 암살은 독립운동, 전우치는 도사 등의 한국적 요소를 사용한다.

 

 2. ''이라 표현할 적대적 대상이 존재 : 도둑들에선 웨이홍, 전우치에선 요괴, 암살에서는 일제강점기 등 영화를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처단의 대상 ''이 존재한다.

 

 3. 중요한 동료가 배신을 하고 적이 됨 : 도둑들에서는 마카오박의 아버지 친구 첸의 무책임함, 와이어 담당인 뽀빠이의 배신, 전우치에서는 길잡이를 하던 메인 도사의 배신, 암살에서는 독립운동 지령을 내리고 독립운동가를 모집하는 전달책의 배신 등 중요한 역할을 하던 동료가 욕심이나 이해관계로 배신을 하게된다.

 

 4. 배신하고있는, 배신을 했던 동료와의 협업 : 도둑들에서는 마카오박이 첸과 뽀빠이와 다시 협업하고, 전우치에서는 전우치가 여자주인공을 구하기위해 화담에게로 가며, 암살에서는 전달책이 밀정임을 의심하지만 확실하기 전까지 일하게 되는 등 주인공들은 동료의 배신을 의심하거나 알지만 함께 새로운 일을 하거나 만나러 가는 등 배신한 동료와 재회하고 함께 일하게 된다.

 

5. 사건의 전개 뒤에 이해관계등의 암막이 존재 : 도둑들에서는 웨이홍의 물건을 훔치는 과정 이면에 아버지에 대한 복수와 동료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암살은 독립운동 가운데 벌어지는 이중스파이에 대한 내용, 전우치에서는 요괴를 처단하려는 노력 이면에 동료 도사의 배신의 과정과 그를 향한 주체의 극복노력과 복수의 과정 응징의 결과물등이 들어있다.

 

 6. 주인공의 목숨을 건 노력 :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형의 복수를 위해 죽음을 가장한 계획을 세우고, 전우치는 복수를 위해 죽다 살아나며, 도둑들에서는 홍콩 야쿠자에 대항한 목숨을 건 설계를 한다. 배신한 동료와 적대시되는 ''을 처단하려 치밀한 설계를 하고 준비하고 노력한다.

 

 7. 권력자 및 주류의 무지 및 희화화 : 도둑들에서는 문화재담당 경찰이 중요 문화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재털이라며 가래를 뱉는다. 전우치에서는 만파식적이라는 중요한 도구를 만들과 세상의 평화를 도모해야하는 신선들이 분별력이 없고 무능하며 허둥대는 모습을 하며, 타짜에서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해야하는 경찰마저 도박에 깊게 연루되어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사회에서 주류이자 권력을 가진 집단의 무지를 드러내고 희화화 한다고 볼수있다.

 

 8. 주체가 사회적 비주류 : 타짜에서는 도박꾼, 전우치에서는 한량 도사, 암살에서는 여자, 화상환자, 도둑들에서는 도둑 등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고 적을 처단하거나 동료의 복수를 해내는 인물은 사회적 비주류이거나 침묵해온 집단이었다.

 

 9. 결말이 확실하며 해피엔딩 : 전우치는 요괴를 물리치고,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 도둑들, 암살에선 복수에 성공하는 등 결말이 확실하고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정도가 내가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많게는 수십번씩 돌려보며 내린 공통점이다. 최감독의 연출력과 대중이해도, 작품의 시장성은 알고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개인적 관점으로 최동훈 감독의 작품을 알레고리 적으로 분석해 보려한다. 먼저 적이라고 표현되는 적대적 대상 처단의 대상은 삐뚤어진 이데올로기 및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대상이며 사회의 비주류인 주체들이 이를 처단하고 민주주의 올바른 이데올로기를 확립하려는 이야기로 보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의 역할을 하는 동료의 배신은 언론의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또 한국적 소재를 활용하는 것은 민중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극복하는 한국적 투쟁 문화를 드러내고자 함이며, 권력자들의 무지와 희화화는 사회적 비주류인 민중의 노력에 반해 무능하고 무지한 권력자들의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수있다.

 

또한 동료와 다시 일하는 것은 언론의 순기능은 이용하되 이용당하지 않아야하고, 주체의 목숨을 건 노력은 민중이 가져야 하는 분별력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마지막 해피엔딩은 우리의 투쟁과 분별력이 살아있다면 언제나 밝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말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술했던 최동훈 감독의 공통점으로 하나하나 살펴보자.

 

 1. 한국적 요소 : 한국식 민주주의를 나타내는 하나의 복선이자 장치로 본다.

 

 2. ''이라 표현할 적대적 대상이 존재 : 민주주의를 방해하는요소. 타짜 및 범죄의 재구성에서 나온 권력자의 사사로운 이해관계, 암살에서 나온 극심한 이기주의와 삐뚤어진 이데올로기, 전우치에 나온 요괴와 인간을 가르는 지역감정 등이다

 

 3. 중요한 동료가 배신을 하고 적이 됨 : 도둑질을 한 장소와 탈출구를 잇는 와이어  담당인 뽀빠이의 배신, 요괴와 도사들을 길잡이를 하던 화담의 배신, 독립운동 지령을 내리고 독립운동가를 모집하는 전달책의 배신 등 중요한 이음새 역할을 하던 동료가 욕심이나 이해관계로 배신을 하게된다. 이는 사회현실과 민중을 이어주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 발현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각각 이해관계, 삐뚤어진 이데올로기, 차별과 혐오등으로 자신이 해야하는 역할을 잊어버리고 만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본래의 역할을 상실함을 나타낸다.

 

 4. 배신하고있는, 배신을 했던 동료와의 협업 : 이는 언론이 본래 역할을 상실하였지만, 혐오와 배척이 아니라 민중이 변별력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야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5. 사건의 전개 뒤에 이해관계등의 암막이 존재 : 표면적으로 생업과 생활권에서 느끼지 못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이해관계가 존재 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인공이 변별력을 가지지 않는다면 적에게 목숨을 위협당하거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것 즉 민주주의를 상실하거나 언론의 이해관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무지함을 겪을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6. 주인공의 목숨을 건 노력 : 민주주의의 회복, 언론 기능상실에 대한 인지를 하려면 민중이 가져야할 끊임없는 노력을 말한다. 사회에대한 관심, 분별력 향상등이 이에 해당된다.

 

 7. 권력자 및 주류의 무지 및 희화화 : 전우치의 신선은 배신자인 화담을 파악하지 못하는 무지를, 도둑들에서는 경찰이 오히려 홍콩 마피아의 앞잡이가 되어 동료 경찰을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권력과 학식을 가진 사회적 주류는 오히려 개인의 이해관계나 삐뚤어진 이데올로기로 민주주의의 실현에는 무지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이를 희화화한것에 해당한다.

 

 8. 주체가 사회적 비주류 : 언론의 기능상실, 권력자들의 무지와 이기주의 상황속 민주주의 실현의 방해속에서 모든것과 싸워서 민주주의를 실현해 내는 것은 환자, 도둑, 도박꾼, 한량, 난봉꾼 등 사회에서 주류에 속하지 않는 민중들이다.

 

 9. 결말이 확실하며 해피엔딩 : 민중이 깨어있다면 민주주의는 꼭 도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처음 영화를 알레고리로 분석하는 과제를 받았을 때, 충격적으로 보았던 밀양 혹은 친절한 금자씨나 태백산맥, 티벳에서의 7년을 소재로 하려고 생각하고 구상했었다. 교수님이 수업에서 주신 팁도 있고 수업과의 연계성도 크다고 판단해서 였다. 하지만 보다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영화를 알레고리 분석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하고 그저 재미있게만 보단 상업 대중영화 속에 알레고리를 분석하고 혹은 부여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판단해서였다.

 

 과거 도둑들은 20여번, 전우치 역시 20여번, 암살 10여회, 범죄의 재구성 10여회를 보았다. 알레고리 분석을 위해 다시한번씩 영화를 보았을 때, 보지 못했던 더 넓은 세계가 보였다. 그 곳에서, 그 소재를, 그 사람이, 그 대사를 하며, 그 행동을 통해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에서 전과는 다름을 느꼈다. 영화는 일상의 탈출구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왜 영화를 대중 예술이라고 하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서는 말한다. 네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나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내가 영화를 스쳐 보는 그때 영화는 하나의 몸짓이자 소리짓이었다. 하지만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자 그 영화는 나에게 다른 사고라는 꽃을 주었다.

 

 요즘 블로거, 유튜버들이 영화를 자기 나름대로 분석하는 영상이 높은 조회수로 인기를 끌고있다. 나도 가끔 그런 영상을 보며 ', 이런 의미라고 이 사람은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끼며 흥미를 가졌다. 하지만 타인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찾고 분석하는 과정이 더 유익하고 큰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로 나에게 대중문화는 일상의 탈출구 뿐만아니라 세상을 보는 하나의 프롤로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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